얼마전 딸 키우는 형님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기 딸이 지금은 아빠를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저도 6살 딸이 있는데,
애들은 크면서 아빠랑 점점 멀어지는게
당연한 수순인것 처럼 말하더군요
또 얼마전엔 초2 딸 키우는 친구 놈이
자기딸이 요즘 자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저도 딸 키우는 아빠로서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모든 자녀와 아빠와의 관계가
다 그렇진 않겠지만
대부분의 아빠들이 자녀가 자라나는 동시에
자녀와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제가 들은바에 한해서요)
지금으로써
6살인 큰딸과 저의 관계가 멀어지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지만
"자기도 우리딸이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그 형님의 말에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제 자신을 돌아봐도
아버지라는 존재는 무섭고
엄하고 절대 친해질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같은 아빠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커서 딸들이랑 술한잔 할 수 있는
편안한 아빠가 되는것이 저의 로망입니다.
만약 우리아이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저와 서먹해지고 멀어지게 된다면
그 원인은 무엇이 될까요?
애초에 아빠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첨부터 목표가 잘못된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같은 아빠가 되는 것이
너무 큰 목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아빠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싫어하지 않는 아빠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어떨까요?
싫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
주변에 싫은 사람 한 둘은 존재합니다
잘난척 하는 사람
뒤에서 남얘기 하는 사람
거짓말 잘 하는 사람
모든 일에 다 참견하는 사람
무턱대고 화부터 내는 사람
계속 잔소리하는 사람
욕하는 사람
게을러 터진 사람
남 이야기 안듣고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
언행이 불일치 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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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싫어하는 사람의 타입은 수천가지가 넘죠
그래서 자녀가 아빠를 싫어한다고 할때
그 이유가 뭔지 찾는게 어려울만도 합니다.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너는 나를 왜 사랑해주지 않느냐"
그 이유야 모르긴 몰라도 많긴 하겠네요.
아무튼,
우리 부모들은 우리가 보호자라는 이유로
사회에서는 무례함으로 여겨지는 행동들을
무심코 행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견하고,
자기 이야기만하고,
잔소리하고,
화내고,
부지런해라 말하면서 게으른 모습을 보이고,
"다 너를 위한거야" 라는 말로 퉁친다면
으~~ 저라도 싫겠네요
(쓰다보니 다 저의 이야기 같습니다ㅠㅠ)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들과의 관계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구요)
자녀와의 관계도
우리가 사회 속에서 타인과 맺는 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단지
부모라는 이유로
나이가 더 많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무례한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금방 잊어버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무례한 사람을 싫어합니다.
나 스스로 우리아이에게 무례한 사람은 아니였는지
되돌아봐야 할것같습니다.
친구같은 아빠
편안한 아빠
다 좋습니다.
다만, 친구가 되려면
먼저, 싫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하지 않을까요?
타인과의 관계는 유리같아서
한번 깨지면
다시 붙이기가 어렵다고 해요.
우리 아이들은 그저 어린애로만 대하지 말고
하나의 인격체로써 대한다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나중에 우리 애들과 여행도가고
아무때나 치킨에 맥주 한잔 할 수 있는 날이
기대됩니다.
우리아이가 저를 싫어하도록 두지 않겠습니다.